아그니: 잔인하고 관용을 모르는 냉정한 락샤사 군의 총사령관. 아민: 가슴 깊은 곳에 춤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있는 사티 계급 청년. 세상에는 춤출 수 없는 신분도 존재한다. 비천한 사티 계급의 아이 아민은 그러나 그 법도를 수긍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두 할머니를 기쁘게 하려고 했을 뿐인데 왜 얻어맞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분이 모든 것을 말하는 사회에서 천민인 사티 계급이 춤을 춘다는 건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불경한 짓이었고, 아민은 결국 그 욕망을 가슴 밑바닥에 꽁꽁 감춘 채 어른이 된다. 그런 어느 비오는 날, 방심하고 길거리에서 춤을 추던 아민은 한 남자에게 그 모습을 들키게 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그자는 아민에게 계속 춰보라고 명령을 한다. 바람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하지만 아민의 춤을 칭찬해준 남자.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아민은 다시는 춤추는 모습을 들켜선 안 된다고 굳게 다짐하지만, 삶이란 때로 예상치도 못한 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하는 법. 세 번의 우연이 겹쳐지면 필연이 된다고 했던가. 그 필연과도 같은 만남이 이어진 뒤, 아그니는 백일몽에 사로잡힌 듯 춤에 몰두하던 아민을 낚아채 그의 공중 요새로 끌고 가 거리낌 없이 차지하고 만다. 아그니의 힘과 기세 앞에 순종만이 삶의 전부였던 사티 계급인 아민은 그의 비위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 순순히 몸을 바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