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자고. 너랑 나.” 첫 키스, 첫 여행, 첫 섹스, 첫 사랑. 5년간의 긴 연애. 더 이상 우리에게 ‘우리’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너, 그리고 나만 남았을 뿐. “……기억 상실증? 지금 장난하자는 거야?” 헤어짐을 고한 그 순간, 그녀를 대신해 교통사고를 당한 강희는 과거의 기억으로 되돌아갔다. 우리가 만나 사랑을 키워 가던 그 시절로. “웬 꽃이야?” “떠올려 보려고 하는 중이야. 신윤수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내가 놓친 건 뭔지.” 이미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해 봐야 더 아프기만 할 뿐인데. 그럼에도 그녀를 올곧게 사랑해 주는 강희를 볼 때면 그녀 역시 모든 걸 잊어버린 척하며 다시 시작하고픈 욕심이 생긴다. “나 너랑 안 헤어져. 못 헤어져. 그러니까 너도 다시는 나한테 헤어지자고 말하지 마.” 시린 겨울, 언제나 내게 따스한 장갑이 되어 주던 너. 우리, 처음 사랑했던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