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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에는 강압적 행위, 폭력, 마약, 트리거 요소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서울 변두리에 자리한 볕이 들지 않는 낡은 맨션. 그중 제일 구석진 모퉁이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성경은 한 가지에 몰두하는 편이다. 현재 몰입하는 대상은 레드 맨션 관리자 권청림. 「7월 13일 총 8분. 아이스크림 천 원짜리를 사고 3만 원을 냈다. 베이지색 셔츠에 알이 큰 은색 시계를 찼다.」 「선풍기를 내 쪽으로 돌려주었다. 미지근한 바람에도 가슴이 뛴다.」 「왜 온 걸까? 마지막엔 왜 나를 보고 웃었지?」 음침한 시선으로 청림을 관찰하고 빠짐없이 노트에 적어 내리던 어느 날. 성경은 그를 떠올리며 발정하는 꼴을 들키고 만다. “너, 그럼. 나랑 씹질도 하고 싶겠네.” “…….” “네가 박진 않을 거고. 박히면서도 싸? 아, 진짜 궁금해지네. 바지 벗어 봐.” “네?” “맛만 보자. 나도 될지 궁금해. 씨발, 근데 토하면 어떡하지?” “제, 제가 받을게요. 옷, 안 더러워지게.” 처음엔 가벼운 폭력과 성적인 행위만 오가는 관계에 불과했다. 그러나 성경이 내보이는 맹목적인 복종과 광기 어린 애정에 둘 사이에 명확히 새겨진 금에는 서서히 균열이 일기 시작하는데……. 「권청림은, 나를 특별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