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락슈미 출근했네? 또 도망갔을 줄 알았는데.” “네?” 흰색 드레스 셔츠 차림의 남자는, 홍콩 누아르 영화에 나올 법한 카리스마를 두르고 있었다. 185센티는 될 듯한 장신에 리젠트 포마드 스타일 헤어, 단단해 보이는 체형에 동작 하나하나가 가볍고 날렵했다. “나야 비슈누. 네가 따먹고 도망간.” “무슨…… 말씀이신지?” “하! 섭섭하네. 내가 그렇게 존재감이 없나. 하와이에서 네가 화대로 이만 원 놓고 갔잖아. 나 씻으러 들어간 사이.” ‘설마, 그 비슈누? 그래서 면접 때?’ 거울로 굳이 확인을 안 하더라도 태주의 얼굴이 파랗게 혹은 하얗게 질렸을 것이 틀림없었다. 적어도 공손히 마주 잡은 손은 파들파들 떨고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