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동갑내기 도하에게 도움을 받았던 은호는 그를 향한 수줍은 짝사랑을 시작한다. 하나 별 진전 없는 미지근한 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호는 그에게 자신은 손님일 뿐이라는 생각에 우울해하기도 한다. 그러던 중 어김없이 새 학기가 시작되고, 자신을 기억도 못 하는 줄 알았던 도하가 무심한 듯 알은체하는 것에 용기 내어 말을 걸어 보는데……. “저기 도하야.” “……어?” “……있잖아, 너한테서 맛있는 냄새 나.” * * * “추억의 소시지 빵 두 개만 구매하시는 건가요?” “네, 네?” “오늘은 조각 케이크 구매 안 하시나 해서요.” 생각지도 못했던 말에 은호의 심장이 요동쳤다. 순식간에 가게 안 소음이 멀어지면서 귓가에는 두근두근 심장이 뛰는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감정 조절에 서툰 신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얼굴마저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금방이라도 도하에게 자신의 상태가 들통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얼른 손을 뻗어 케이크를 가리켰다. “아. 그럼 케, 케이크도……. 하나 주세요.” “네. 딸기 생크림 케이크 맞으시죠?” “네.” 따로 말하지 않았는데도 자신이 즐겨 먹는 케이크까지 도하가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 은호는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단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