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이입니까?” 한날한시 교통사고로 친구 부부가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시우를 제 아이처럼 돌보던 채경에게 어느 날 대경 그룹 후계자인 도훈이 찾아온다. “아이 아빠가 대경의 사람이니까. 시우는 내 아이로 입양하겠습니다.” 눈앞의 남자는 친구 남편의 이복형제라고 했다. 혈연에 기대 아이를 맡기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채경은 오만하고 감정 없는 도훈을 덜컥 믿을 수 없었다. “대경을 준다고 해도 시우는 못 데려가요.” 그런데. “그럼, 결혼합시다. 당신이 시우의 엄마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인생을 뒤흔드는 제안을 받고 말았다. * 계약 관계일 뿐이었다. 가져서도, 욕심내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다. “처음이에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도, 즐거웠다가 슬펐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감정 기복이 있는 것도. 저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에, 도훈의 눈썹이 보기 좋게 위로 올라간다. “처음이라니?” “그, 그만 가 주세요.” “뭐가 처음인지만 말해 줘. 안 그럼 내 멋대로 생각할 거니까.” 그의 품에 갇히고 몸을 내줬을 때서야 채경은 깨달았다. 그에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