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피하지 마.” 생소한 감정이 몽글몽글 가슴에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그런 감정을 가지면 자신만 힘들다. 마음은 없다. 의무만 있을 뿐. 남자는 이 마음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그래야 편하니까, 감정의 낭비는 사치다. 남자가 가운의 매듭으로 손을 뻗어 왔다. “자, 잠시만요.”“더는 안 돼.” 남자는 배려 없이 가운의 끈을 풀어 버렸다. *** 정략결혼을 한 혜주와 강욱. 강욱은 혜주에게 끌리는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오해로 그녀를 처참하게 버린다. 미혼모의 딸로 살다가 재벌 아버지에 의해 정략결혼을 한 혜주는 누명을 쓴 뒤 모든 것을 빼앗긴다. 오 년 뒤 전혀 다른 인물로 돌아온 혜주를 마주한 강욱은 이제야 둘 사이에 큰 오해가 있었음을 알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