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다 허락한다고 했잖아?” 손에 닿은 살결이 가늘게 떨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정우는 절대 나를 떠날 리가 없었다. 우린 반대편에 서 있어도 항상 서로를 바라보며 살았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줄 거라 믿었다. “벗어.” 나 역시 그가 원하는 걸 줄 수 있어 좋았다. 돌아서서 테이블에 엎드리자마자 바지와 팬티가 쓱 내려갔다. 위기를 넘긴 뒤에 기회를 잡는 법을 깨달은 내가 계속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나와 한 사람만 허락할 수 있는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