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자가 언니와 사랑에 빠졌다. 방황하던 줄리엣은 떠밀리듯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한다. 왕가의 사생아, 카시오 벨라네아와. ‘잘 지내요.’ 그러나 그는 곧바로 성을 떠나 버린다. 수평선 너머 전장으로. 무사히 돌아오겠다는 의례적인 말 한마디 없이. 줄리엣은 성문을 닫아걸었다. 마음의 문 또한. 그렇게 3년이 흘렀다. * “안녕, 줄리엣.” 왕가의 사생아, 이제는 전쟁의 영웅. 카시오 벨라네아가 마침내 사르데냐로 돌아왔다. “그가 아니라서 미안해요.” “…….” “하지만 내가 줄리엣의 남편이니까.” 고작 며칠만을 함께하고 떠나갔던 남자. 그러나 돌아온 그는 낯설도록 다정하다. “찾으러 왔어요, 나의…… 줄리엣.” 그의 다정함은 대체 무엇으로부터 오는 걸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의 줄리엣으로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