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것이 보였다. 장소가 어디든 똑같다. 귀신이라기 보단, 요귀에 가까운 것들. 그래도 최대한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루 만에 고등학교 3년을 바쳐 좋아했던 놈에게 차이고, 집도 옮겨 셋방에 살게 됐다. 그런데 새 집주인이 좀…이상하다? * * * “예쁘다.” 담의 말에 왕의 동작이 한순간 멈춘다. 담도 덩달아 멈칫했다. “저 방금… 입 밖으로…?” “응.” 이런 멍청이! 예쁘다고 생각했더니 입 밖으로 필터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튀어나올 건 또 뭐야! 담은 서둘러 손가락을 내려 도포를 가리켰다. “오, 옷. 이 옷 예쁘네요.” 그 순간 그가 고개를 확 숙였다. 순식간에 호흡이 섞일 정도로 거리를 좁힌 그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번진다. “그래서, 나도 예쁘냐.” 순간 심장이 크게 떨렸다. 이 남자, 뭐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