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꿈이자 미래였던 내 가게가 하루 만에 불타 버렸다. “누나, 괜찮아?”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내가 너에 대해 모르는 게 어디 있어.” 늘 절망적인 순간마다 나타났던 이헌은 어김없이 얼굴을 드러냈다. “난 누나가 나한테 신세지는 게 좋더라.” 결국 어쩔 수 없이 한동안 그의 집에 머물기로 했는데. 술김에 이헌을 꿈으로 착각해 같이 하룻밤을 보내 버렸다. “키스해도 돼? 어차피 꿈일 뿐인데…….” “꿈? 그거 되게 좋은 명분이네.” 하지만 점점 목을 조여 오는 현실은 도망은커녕 그의 도움을 독촉하고. “음식 말고, 나를 맛본 소감이 어때.” “으흑! 아!” “나 맛있어, 누나?” 내게 구원인 줄만 알았던 그의 손이 절망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넌 네가 불행하지 않으면, 나를 안 찾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