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통에 혼자 남겨진 마즐리. 사랑해 마지 않던 어머니의 유언대로 마르하임 공작가로 향하게 되고, 그렇게 마르하임 공작의 사생아이자, 소공작 루츠의 여동생이 된다. “이건 루츠한테 비밀이야.” 어느 날 그녀의 앞에 등장한 제국의 황자인 카스하 바이에른은 순진한 마즐리를 울리고 싶다는 작은 마음을 계기로 그녀에게 다가가게 되는데…. 그와의 비밀스러운 만남을 이어 가는 마즐리는 혼자가 아닌 해피 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 그의 팔을 잡은 손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카스하가 그녀의 머리에 턱을 기대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귓가에 나직이 떨어지는 호흡이 거칠었다. 다리부터 가슴까지 틈 없이 붙은 두 몸이 연신 오르락내리락했다. 그가 싱긋 웃어 보였다. 그녀는 부끄러움도 잊고 예쁘게 접히는 그의 눈매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여전히 웃음을 입술에 머금은 채 그가 장난기가 조금 섞여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카스하. 다음에 만나면 카스하라고 불러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