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같이 산 남편이 죽었다. 정 없이 결혼한 서연은 남편의 장례식 날 울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첫사랑 준우였다. “네가 어떻게 여길······.” “박서연 남편이 죽었다길래.” “······.” 남편 영정사진 앞에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서연은 변호사 배지를 달고 온 그를 보고서 무너져버렸다. *** 그녀의 연약한 손길은 준우의 발끝부터 온몸에 잔 소름을 돋게 했다. 골반 가운데 우뚝 선 그것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몸집을 더욱 부풀렸다. “넌 내가 아직도 좋아?” 몇 년 만에 만나서 해주는 거라곤 뭣도 없이 가라고만 하는데, 그는 떠나지 않고 옆에 있어 준다고 한다. 서연은 떨리는 눈으로 그의 마음을 물었다. 쪽, 쪽. 준우가 대답 대신 목에 닿았던 그녀의 손을 가져와 부드러운 손등에 입을 맞췄다. 손가락 사이마다 깍지를 낀 후 다시 한번 쪽, 하고 입술을 찍었다. “너는?” 차갑게 식은 서연의 손을 엄지로 부드럽게 문지르며 되물었다. “어··· 나는······.” 서연이 솔직한 마음을 숨긴 채 우물쭈물했다. 그러던 사이 준우가 길게 늘어진 그녀의 옷고름을 손가락 사이에 끼웠다. “나는, 뭐?” 기다려도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자 옷고름을 짓궂게 이리저리 흔들며 매만졌다. 가슴 위로 묶인 그것이 풀릴 듯 말듯 그의 손안에서 사락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