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주째. 아침마다 같은 승강장 위치에서 보게 되는 남자. 처음 한두 번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인상이 강한 남자가 그녀의 머릿속 깊숙이 자리 잡았다. 전철 유리창으로 남자를 훔쳐보던 그녀는 남자의 시선과 부딪쳤다. 그 남자도 유리창을 통해 그녀를 보고 있던 것일까? 오늘도 어김없이 같은 시간 그녀가 나타났다. 신기하게도 벌써 3주 가까이 그녀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보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자 얼굴의 반을 목도리가 차지했다. 손에 쥔 휴대폰에서 고개를 들지 않는다.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복잡한 전철 안에서 두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 끼여 자리를 잡았다. 유리창을 통해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던 그는 그를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과 부딪쳤다. 그녀에게 훔쳐보고 있었다는 것을 들켜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