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직전에 구매했던 구작 로맨스 소설 <오늘도 신부는 지나치게 사랑받고 있다>에 빙의해 버렸다. “거긴 가짜 세계고, 여기가 진짜잖아. 난 이제부터 여기서 살 거야. 뭐…… 완전히 마음에 드는 몸뚱이는 아니지만, 여기가 진짜니까.” 진짜 백화연은 자신의 몸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였고, 꼼짝없이 백화연으로 살게 된 규연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궁리한다. 남편인 도강우와는 계약으로 이루어진 관계이니 나에게 신경 쓰지 않을 테고, 돈이 꽤 있으니 이전 삶에서는 누리지 못한 느긋한 삶을 살 거다! “뭐 하는 거야?” “널 끌어안는 중이지.” “그러니까 네가 왜 나를 끌어안냐고.” “남편이 부인을 끌어안는 게 이상한 일인가?” 분명 내게 관심이 없었던 남자는 첫날밤 이후로 변한 듯한데……. 하지만 그에게 마음을 주는 짓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판단할 필요 없어. 다 말해 줄 테니까.” “말할 필요 없…….” “내가 너를 좋아하게 됐으니까.” 분명 그래야 하는데. 왜 그의 말 한마디에, 손길 하나에 무너지고 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