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에게 붙잡혀 왕자 이헌에게 진상된 흰여우 한 마리. 그 여우에게 첫눈에 반한 헌은 ‘설’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어여삐 여긴다. 서로 마음을 나누며 지내길 몇 달. 헌과 설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긴 이별을 맞이한다. 그렇게 700년 후, 아름답고 고귀한 흰여우 앞에 오매불망 기다리던 헌의 환생이 나타났다. “나는 헌이 좋아. 헌이 무엇이었든 나는 헌을 좋아했을 거야.” 헌은 비아의 고백 아닌 고백에 다시금 얼굴이 빨개졌다. 세상 그 어떤 고백보다 간결하고 명료한 고백에 가슴이 뛰었다. “정말 내가 좋아요?” “응.” “왜냐고 물으면요?” “헌이니까. 다른 이유는 없어.” “저니까요?” “응, 그 오랜 기다림도 헌이니까 견딜 수 있었어.” 《나의 아름다운 짐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