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해 기하그룹에 입사한 고지희. 어느 날 지희는 기하그룹 최민옥 관장에게 은밀한 지시를 받게 된다. “여우 같은 새끼. 그놈 한 명만 잘 지켜보면 돼.” 서울에서 다섯 시간 떨어진 곳, 작은 시골 마을 혜서로. 그곳에서 한 남자를 관찰하고 행동반경을 보고할 것. 낯선 타지로 내려간 지희는 그림 같은 남자를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아까, 나한테 무슨 일 하냐고 물어봤었죠.” “……곤란하시면 말씀하지 않으셔도 괜찮은데.” 남자가 슬며시 턱을 기울였다. “위험한 일 합니다.” 가늘게 웃으며 말했다. “나쁜 짓도 좀 하고.” 남자의 고요한 경고는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유혹처럼 다가왔다. “괜찮으면 들어와요. 어떤 선택을 하든, 위험한 건 마찬가지 아닌가.” 은밀한 동거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