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 줄게요, 당신.” 설희는 저도 모르게 율과 같은 속도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렇게 대여섯 걸음쯤 갔을까. 발꿈치에 딱딱한 책장이 닿아 왔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는 뜻이었다. “이설희 씨가 원하는 대로 최대한 음란하게, 문란하게. 할 수는 있어요. 다만…….” “다만……?” 설희의 커다란 눈망울이 율을 올려다본다. “그러려면 이설희 씨가 먼저 알아야 할 게 좀 있는데…….” “……뭔데요?” “내가 좀 잠자리에서 거칠어요.” 쓰레기 같은 남편 덕에 하루하루를 마른 식물처럼 살아가는 2년차 전업주부 이설희와, 그런 설희를 구원하러 나타난 남편의 친구 강율. 두 사람의 아슬아슬 에로 동거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