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9번의 연애가 끝났다. 하나 같이 1년을 넘기지 못했지만, 후회 따윈 남지도 않았다. 그만큼 온갖 쓰레기를 수집했던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모의 소개로 만난 남자인 용후는 어쩐지 좀 다르다. “그건 예법에 어긋난 거 같네요.” 뭐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오기라도 한 걸까. “설마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뭐 이런 미친 생각을 하는 건 아니죠?” 굳이 잘 보일 필요를 느끼지 않아 대놓고 물었다. “전 여자가 위에 있는 걸 더 좋아합니다.” 대체 뭔 소리인가 했는데, 술에 취한 밤에 바로 알았다. “아, 자세를 좀 바꿔보는 게 어떨까요?” 벗어나려고 해도 자꾸만 그와 엮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