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일라의 부모를 죽이고 그녀를 꺾어 손에 쥔 자, 세일럼. 세일럼이 일레일라를 품었던 첫날 그녀에게 물었다. “아직도, 미련이 남나?” 차갑게 미소 짓는 남자의 얼굴을 찢어주고 싶다.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간 저 남자를 죽여 버리고 싶었다! 그럼에도, 나는 살기 위해 저 남자를 사랑하기로 했다. *** 꽃의 왕국 히드리샤. 세일럼은 히드리샤의 가장 예쁜 꽃을 손에 쥐었다. “너는 널 내게 판 거야, 일레일라.” 나긋하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일레일라의 죽은 눈동자가 그를 향했다. 세일럼은 그 눈을 바라보며 쐐기를 박는다. “그러면 그 값을 해야지. 다리를 벌려.” 일레일라가 꽃처럼 달콤한 입술을 벌려 물었다. “나를…… 사랑해?” “그랬으면 좋겠어?” 나는 네 불행을 사랑하는 거야, 일레일라. 모두가 이 지옥 속에서 불행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세일럼은 저도 모르게 달빛처럼 흐드러지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