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원해서 사는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남자. 한번도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본적이 없는 남자. 그런 남자의 눈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났다. 나는 입가에 잔뜩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을 감으며 내 앞에서 고개를 끄덕여 주고, 저어 주는 박다혜에게 말했다. “춥다. 아주 많이.” 그러자, 내 몸을 덮는 온기가 다시 느껴졌다. 어깨에 닿았던 작은 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온기였다. 박다혜가 나를 제 품에 안아 주는 거 같은데……. 꿈인가? 그렇다면 오랜만에 정말 좋은 꿈을 꾸는 것 같다. 나는 좀 더 오래 잠들어 있고 싶어졌다. “당신 괜찮아요? 잠든 거예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 남자를 무서워 하지 않는 여자. 오히려 남자를 안아주고 온기를 나눠주는 여자. “내가 무섭지 않아?” 고개를 끄떡이는 여자와 함께하는 꿈을 생애 처음으로 꾸어보는 남자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