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세브랑의 위대한 귀족, 우아한 마드리안 크루거 공작. 그의 완벽한 성벽을 넘어온 발칙한 여자, 로즐리 윈스턴. 서로를 향한 시선은 열등감과 미움, 구역질이 나는 악취뿐. 단지 그것만이 전부인 줄로만 알았다. 그걸로도 충분하고 넘쳤으니까. 그랬는데, 어째서? 보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얽히는 시선 끝에 서로가 있다. 잿빛 눈이 내리면 소중한 것들이 사그라졌다. 회색은 절망이었고 고통이었다. 세찬 눈보라가 몰아치는 그날, 그 남자를 다시 만났다. 로즐리 윈스턴이 가장 싫어하는 눈과 너무도 닮은 잿빛 눈동자를 가진, 마드리안 크루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