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히 검은 사제단을 추격하던 드만 왕국의 마법사 파비안. 악명 높은 크롬니아의 왕 스벤을 맞닥뜨린 위기에서 벗어난 것도 잠시. “그대의 이름을 알고 싶은데. 내 목 정도는 걸어야 되는 건가?” 다시금 마주친 그들에게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첫 눈에 반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지만. “나는 왜 당신을 좋아해서 스스로 위험을 초래하고 만 걸까요?” “그대와 내가 만나 사랑을 하는 건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서 그래.” “그럼 내가 당신을 해치려 하는 것도 운명인지 어디 한번 맞춰 봐요.” 대륙에 부는 바람에는 짙은 피비린내가 깔려 있고 그 속에 선 파비안은 운명을 건 모험을 감행한다. “그대가 내 앞에 핏빛 카펫을 깔아주겠다면 웃으며 그 카펫을 걸어갈 거야. 그대 손을 잡고 말이야.”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저주의 실체와 오랫동안 잊혔던 사랑의 전설! 피보다 더 진한 맹세의 서약으로…… 그대 영혼에 키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