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구하지 않은 목숨이니 이제부터 내 것이니라.] 반인반귀로 태어나 모진 학대 끝에 죽을 날만 기다리던 유영, 그런 유영을 구해 준 것은 홍화국 제2 황자이자 만년에 한 번 있는 귀문의 시간과 겹쳐 태어난 파멸의 황자 강혼이었다. 그날부로 유영은 남장을 한 채 강혼의 수하가 되어 홍화국에서 일어나는 사귀와 관련된 사건들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기필코 네 입에서 살려 달라는 말을 듣고 싶구나. 물론 내 시켜 하는 것 말고 네 진정으로 내뱉는 것으로.” 하지만 삶에 대한 욕이 없던 탓에 몸 망가지는 것도 개의치 않는 유영의 모습은 강혼의 심기를 나날이 건드려 가고, 그런 유영의 모습은 차츰 강혼의 깊은 곳에 있던 감정마저 건드리게 되는데…. “무엇이 너를 움직이게 했는지 묻고 싶다만 어차피 답하지 않을 테니 그만하고…… 금일은 살려 달라 하였느냐? 내 또 듣지 못하여서 말이다.” “…….” “그렇다고 내 눈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멋대로 죽어서는 아니 될 일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고집부리지 말고 자거라. 귀열이 올라 눈 뜨고 있기도 힘들지 않으냐.” “송구…….” “네 죽지 않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