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잠행 도중 3년 전 죽은 아내를 마주했다. “살려 주세요.” 피투성이 몰골로 옷깃에 매달리는 죽은 아내를 부여잡았다. 그러자 죽은 아내의 환각에서 깨어나 낯선 여인, 혜수를 마주한다. 스치듯 헤어지고, 다시 찾으려 돌아갔으나 혜수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1년 후, 시간을 돌아 두 사람은 왕과 나인의 신분으로 재회하게 된다. 서로를 향한 강한 이끌림에 연모의 정에 눈을 뜬 원과 혜수는 애틋했다. 꽃잎처럼 눈처럼 흩날리는 푸른 잎사귀가 두 사람을 에워쌌다. “좋은 날 꽃가마를 보내마.” “…….” “그것을 타고, 내게 오거라.” “…….” “내 너를 신부로 맞이할 것이다.” 다정한 입술이 이마에 닿고, 코끝에 닿고 눈에 닿았다. “어명, 받들겠나이다.” 나붓이 그의 입술을 받아 든 혜수가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