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산 중턱에 자리한 괴물의 집. 한번 들어가면 그 누구도 살아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보름마다 사람을 먹어 치운다는 괴물이 사는 집에 자진해서 들어간 까닭은 순전히 동생의 약값을 벌기 위해서였다. 목숨값을 받고 괴물이 머무는 집의 문턱을 넘은 미루는 촘촘한 발 너머, 깊은 어둠 속에서 숨죽이고 있는 괴물과 마주하게 된다. “겁먹었네. 보름은 멀었으니, 긴장 마.” 흉흉한 소문과 달리 괴물이라 불리는 사내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자신에게 다정히 구는 인우에게 미루는 점점 마음을 빼앗기게 되고 목숨을 바쳐야 하는 보름은 하루하루 가까워지는데……. “그거 아니. 네가 아까 내 족쇄를 푼 거.” 과연, 미루는 다른 객들과는 달리 괴물의 집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