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모죄로 온 가족이 몰살당했다. 물론 누명으로. 은국의 지체 높은 도련님, 여서원은 고향에서 도망치던 과정에서 풍랑에 휩쓸리고 겨우 목숨을 부지한 채 도착한 탄드레아 제국에서 바로 노예로 팔려 나간다. 아버님께서 남기셨다는 ‘희망’을 찾기 위해 살롱에서 도망치기를 세 번, 다시 잡힌다면 이제는 죽음만이 그를 기다리는 상황. 아무나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눈앞에 보이는 귀족가의 대문 앞에 엎드렸지만 그렇다 해도 하필이면 왜 이 사람이었을까. 비싼 밤 노예를 살 정도로 허영심이 높든 색욕을 즐기든 해야 사 달라고 빌 텐데 하필 고른 사람이 담백한 성정과 고자라는 소문으로 유명한 ‘그’ 크라우제 공작이라니. “증명해 봐. 온전히 내 소유가 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 그러나 비참해할 새도 잠시, 어째서인지 크라우제 공작은 서원을 자신의 저택에 들이고 서원은 온전한 ‘공작만의 노예’가 되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