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갓 들어온 하녀 릴리는 매일 밤 공작님의 차를 담당하라는 명을 받는다. 고작 막내 주제에 공작님을 대면하는 일이라니. 놀라 당황하는 릴리와 달리 하녀장은 무감한 눈으로 답한다. “금방 적응될 테니 그리 겁먹지 말거라. 시간은 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지.” 미심쩍은 하녀장의 말을 뒤로 하고 순진무구한 릴리는 공작님의 침실로 향한다. 공작님과의 티타임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한 채. <본문 발췌> “거기 앉아 네가 한번 마셔봐.” 애런은 맞은편에 있는 의자를 자신의 가까이로 붙이며 앉으라며 툭툭 두드렸다. “네, 전하.” 혹여나 몸이 닿을세라 릴리는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공작의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맛도 향도 좋습니다, 전하.” “그래?” 애런은 눈썹을 치켜떴고 릴리는 진심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럼 나도 한번 맛봐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