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쳤지. 이런 걸 비서로 채용하고.” “그러게요.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셨어요.” KS 그룹 부회장 서주경의 직속 비서이자 까다롭기 그지없는 그의 유일한 맞수, 오하영. 사적으로는 대학 동기이긴 하나, 하영에게 주경은 개 같은 상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고, 아니어야 했다. 그랬기에 그의 비서로 10년 넘게 버틸 수 있었는데, 주경의 아버지가 마련한 맞선으로 말미암아 두 사람의 속에 숨어 있던 것이 눈을 떠 버리고 만다. “왜 옆에 잘난 면상 두고 다른 놈들을 봐.” “응?” “이왕이면, 비주얼 뛰어난 나랑 하라고. 상대가 잘생겨야 좋은 추억이 되지. 안 그래?” “어, 그렇긴 한데…….” “일탈. 이 여행이 끝날 때까지만 유효해. 돌아가면 깨끗이 지워질 거야. 그러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리고 그 하루의 일탈이 두 사람의 오랜 관계에 변화를 초래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