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스무 살, 그날이 원흉이었다. 그날 거기서 '그걸' 봐 버리면서 초율의 기준은 '그게' 되어 버렸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부모님의 결혼 성화로 맞선을 보면서 초율은 새삼스레 제 기준이 된 '그게' 얼마나 남다른지 알게 되는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끙끙 앓기만 하던 초율은 기어이 결정을 내린다. 제 '그것'의 기준이 된 남사친 민예우에게 제안해 보기로. “너 나 어때?” “뭘?” “야, 우리 잘래?” “…….” “나 이래 봬도 대학교 다닐 때 남학생들한테 인기도 많았고, 지금도 회사에서 관심 있다는 남자 많아.”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사정이 좀 있어서 그래. 그러니까 너도 나 싫지 않으면 그냥 우리 눈 딱 감고 한 번만 자자.” 그 제안이 어떠한 것을 깨워 버렸는지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