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유. 그녀의 첫 번째 결혼이 끝이 났다. 사랑 없는 결혼이었기에 지독한 아픔은 없었다. 그리고 들려온 전 남편의 약혼 소식과 함께 그녀의 앞으로 청구된 거액의 빚.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버거운 그녀의 앞에 강세준 그가 나타났다. “결혼하자.” 치밀하게 닿아오는 눈빛 속에 담긴 그의 생각을 읽을 수가 없었다. “나쁘지 않잖아. 너 돈 필요하다면서.” “선배가 나랑 결혼하면 얻는 게 뭔데?” “뭐든 있겠지.” 팔을 타고 기어오르는 손끝에 지독하게 끌려들어 갈 것만 같았다. “예를 들면 몸.” 이제는 나른함이 담긴 눈동자가 목적의식을 또렷이 담은 채 빛을 뿜어냈다. “그래요. 해요. 결혼.” 아무것도 잃을 것 없는 그녀에게는. 고작 두 번째 결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