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프로젝트 때문에 엮이기 시작한 남자, 이혁과의 인연은 처음부터 곱지 않았다. 디자인을 도와준다면서 하는 짓이 어딘가 좀...? “아 뭐 하냐고! 변태예요?! 남자라니까 왜 가슴을…! 성희롱으로 신고해버릴까 보다.” “너 성희롱이 뭔지 몰라?” 현의 오해에 발끈한 이혁은 멋대로 나불대는 오리주둥이를 조금 혼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볍게 입술을 대자마자 현이 보인 태도는 어쩐지 좀 의외였다. “죄, 죄송해요. 하아…. 하,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갑작스러운 저자세. 그 여린 모습에 흥미가 돋은 이혁은 프로젝트의 성사 조건으로 하룻밤을 요구한다. 그렇게 몸부터 섞는 두 사람. 이혁은 그 후로 현에게 거침없이 다가가고, 사이가 가까워지면서는 그날 밤 현이 저자세를 취했던 이유도 알아간다. 억압의 새장 속에서 살아온 현을 꺼내려는 이혁. 그런 이혁을 부정하고 단절시키려는 현. 이혁의 달콤한 플러팅으로 점점 동요되는 감정을 막기 위해, 현은 묘한 가게를 찾아가 ‘감정을 지우는 음료’를 마시기에 이른다. “현아.” “마음이 없어. 안 사랑해.” “…사람 미치게 좀 하지 마.” 이혁은 현을 쉽게 놓아줄 마음이 없다. 그의 집착과 사랑은 깊어져 가고, 현은 감정을 지우는 음료의 한계를 깨달아 가는데... “현아. 나 집착 되게 잘해.” “…….” “궁금하면 계속 부추겨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