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입술, 한 번 먹게 해 줘.” 머나먼 타국의 요리학교에서 그나마 두 명밖에 없는 같은 한국인인 데다 고등학교 동창인 차현에게 처음으로 아쉬운 소리를 했던 날 들은 말. “그게…… 무슨 말이야?” “키스하고 싶다고.”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동창이라고는 하나, 일찌감치 그의 신분이 그녀와 다르다는 걸 알고 어느 정도 선을 그어 놓고 지내왔기에 당연히 농담이겠거니 했는데… . 하필이면 추운 겨울날 보일러가 고장 나 갈 곳이 없어진 은솔이 기댈 만한 유일한 곳이 차현이었고, 그 대가는 생각지 못한 것으로 돌아온다. “부탁 들어준다며.” “이런 부탁일 줄 몰랐어, 흐읏, 그만…….” “그럼 애초에 그런 약속은 하지 말았어야지.” 그리고 그 대가로 시작된 차현과의 관계는 강차현이란 남자를 그녀의 기억 속 최악의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데….